소니가 발명한 많은 제품들 중에 단연 1위는 바로 플레이스테이션일 것이다. 워크맨이나 그 밖의 다른 제품들도 많은 인기를 얻었지만, 플레이스테이션은 전세계적으로 폭풍적인 반응을 얻은 제품이었다. 이러한 플레이스테이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비디오 게임기 시장의 왕좌는 닌텐도(Nintendo)사의 것이었다. 특히 1983년에 출시된 닌텐도 패밀리컴퓨터(Family Computer)와 1990년에 출시된 닌텐도 슈퍼 패미컴(Nintendo Super Famicom)은 비디오 게임기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닌텐도가 비디오시장을 장악하는 것을 도왔다. 당시 패미컴 및 슈퍼 패미컴과 같은 닌텐도 게임기는 롬 카트리지를 저장매체로 사용하고 있었다. 롬 카트리지는 게임기에 장착하기만 하면 간단히 실행이 가능했고, 데이터도 빨리 읽을 수 있었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었다. 하지만, 롬 카트리지는 저장 용량이 작았고 가격도 비싼데다가 대량 생산도 어려웠다. 

1980년대 말, 드디어 CD-ROM이 개발되어 보급되기 시작했다. CD-ROM은 700MB 가량의 대용량을 담을 수 있고 저렴하게 대량 생산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었다. 1990년대, 닌텐도의 경쟁상대였던 세가(Sega)나 NEC는 이러한 CD-ROM을 이용해서 비디오 게임기를 출시했다. 하지만 닌텐도의 시장 점유율이 워낙 압도적이었기 때문에, 세가나 NEC가 시장의 판도를 바꾸기는 어려웠다. 물론 닌텐도도 CD-ROM을 이용한 게임기를 출시하기로 마음먹고 개발에 들어갔다. 1990년대 초에 닌텐도는 슈퍼 패미컴용 CD-ROM 확장 장치 출시를 계획했다. 이 장치의 개발은 전자제품시장을 주도하고 있던 소니(Sony)사가 함께 맡았다. 닌텐도와 소니가 합작해 개발하던 제품이 바로 플레이스테이션이었다. 하지만 개발 과정에서 닌텐도와 소니 사이의 주도권 다툼이 일어났고, 결국 장치의 개발은 무산되고 말았다. 합작이 무산된 후, 소니는 독자적인 비디오 게임기를 출시할 계획을 세운다. 

1993년에 소니는 비디오 게임기 전문회사인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를 하고 다음 해에  ‘플레이스테이션’을 출시했다. 1994년에 출시된 플레이스테이션은 개발이 중단되었던 닌텐도와의 합작 제품과 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었지만, 닌텐도와는 상관 없는 독자적인 기술의 게임기였다. 플레이스테이션의 가장 큰 특징은 CD-ROM을 저장 매체로 사용했다는 것이었다. CD-ROM을 이용해 저장용량이 커진 덕분에 고품질의 영상과 음향기술을 사용할 수  있었고, 소프트웨어도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었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환영 받았다. 또한 당시 전문가용 컴퓨터에 쓰이던 고성능 32비트 프로세서를 탑재해 경쟁사 제품들보다 높은 수준의 그래픽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었다.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를 출시했을 때, 세가, 3DO, NEC 등도 CD-ROM 기반의 비디오 게임기를 내놓았다. 하지만 3D 그래픽 성능이나 마케팅 능력이 소니보다 뒤떨어졌고, 결국 판매율에 있어서 소니를 따라갈 수 없었다. 1996년에 닌텐도가 64비트 프로세서를 탑재한 닌텐도 64를 내놓았다. 하지만 닌텐도는 여전히 롬 카트리지 저장매체를 고수하고 있었기 때문에 고성능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스테이션을 따라갈 수 없었다. 덕분에 비디오 게임기 시장의 주도권은 닌텐도에서 소니로 넘어가게 되었다. 플레이스테이션은 모든 경쟁사를 누르고 비디오 게임 업계의 선두주자가 되었다. 플레이스테이션은 2004년까지 세계 시장에서 총 1억대를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비디오 게임기 시장의 선두주자가 된 소니는 2000년에 들어서 후속 모델인 ‘플레이스테이션 2’를 출시했다. 플레이스테이션 2는 이전 모델보다 3D 그래픽 처리 능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그 당시 유행하던 DVD를 기본 저장 매체로 채택했다. 플레이스테이션 2는 플레이스테이션을 좋아하던 기존 소비자층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또한 별도의 DVD 플레이어 구매 없이 DVD 영화를 보고자 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어 역시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2012년까지 플레이스테이션 2는 세계적으로 약 1억 5천만대가 판매되었다. 거치형 비디오 게임기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한 소니는 이제 휴대용 게임기 시장에 진출하기로 마음먹는다. 2004년, 소니는 휴대용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PSP)’을 출시했다. PSP는 플레이스테이션2 수준의 그래픽을 구현할 수 있는 고성능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며, 1.8GB의 대용량을 담을 수 있는 전용 디스크가 들어있었다. 또한, 메모리카드를 꽂을 수 있는 슬롯을 탑재해 동영상이나 음악을 저장하고 감상할 수 있었다. PSP는 꽤 인기를 얻어, 2011년까지 7천만대를 판매하였다. 하지만 이는 경쟁기종이었던  ‘닌텐도 DS’의 판매량의 절반 수준이었다는 아쉬움이 있다. 

이후 소니는 2006년, ‘플레이스테이션3’를 출시했다. 플레이스테이션3는 플레이스테이션1의 CD-ROM, 플레이스테이션2의 DVD에 이은 블루레이(Blu-ray) 디스크를 채택한 제품이었다. 덕분에 플레이스테이션3는 HD급의 고품질 게임 및 영화를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인터넷 접속이 가능했고 대용량 하드디스크도 갖추는 등 다양한 면에서 업그레이드를 한 제품이었다. 하지만 플레이스테이션3는 개발 기간이 길고 본체 가격이 비싸졌음에도 불구하고 게임 성능 자체는 그 전에 나왔던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엑스박스(Xbox) 360과 큰 차이가 없었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나온 닌텐도 위(Wii)가 독특한 조작 방법 덕분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플레이스테이션 3는 이전 모델들과 같은 큰 인기를 누리지는 못했다. 이러한 상황때문에 비디오 게임기 시장은 소니, 닌텐도,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가 경합을 벌이는 구도로 바뀌게 되었다. 

플레이스테이션3의 판매실적이 다소 부진하자, 소니는 2013년에 후속 모델 ‘플레이스테이션4’를 출시했다. 플레이스테이션4는 AMD의 범용 프로세서와 그래픽 프로세서를 탑재해 게임 개발사들이 한층 쉽고 빠르게 게임을 개발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었다. 또한 8GB의 대용량 그래픽 메모리를 탑재해 경쟁 기기였던 엑스박스 원보다 뛰어난 품질의 3D 그래픽을 구현할 수 있었다. 이러한 특징 말고도 플레이스테이션4는 SNS와 1인 방송 기능을 내장했다. 게임을 동영상으로 녹화하고, 이를 페이스북과 유튜브를 통해 전세계에 공유할 수 있는 것이다. 고가의 캡처보드를 구매하지 않아도 1인 게임 방송을 할 수 있는 길이 활짝 열린 것이다. 덕분에 플레이스테이션4는 전작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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