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왕 카네기에 대해서 아는가? 미국 최대의 철강회사인 US스틸(United States Steel Corporation)의 역사에 대해 알려면 철강왕 카네기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한다. 카네기의 일생은 미국의 근대사회 전반의 경제역사를 다루는 것과 비슷하다. 지금부터 미국의 근대 경제 발전을 알아보며 US스틸이 설립되기까지의 과정을 파헤쳐보기로 한다.



앤드류 카네기는 철도업자 탐 스캇의 제자였다. 미국은 남북전쟁이 끝난 후 철도운송이 발달되었다. 당시 미국의 철도왕이었던 코넬리우스 벤더빌트는 미국의 최대 등유 생산자였던 록펠러의 오일을 수송하고 있었다. 하지만 록펠러의 스텐다드 오일사의 오일 생산량이 너무 많아지자 벤더빌트의 수송능력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탐 스캇은 이를 노리고 록펠러를 찾아갔다. 록펠러는 벤더빌트와 스캇을 경쟁시켜 등유 운송비를 낮추고 많은 돈을 벌게 되었다. 록펠러는 다른 정유사까지 사들여, 마침내 미국 최초의 석유 독점 기업을 만들었다. 벤더빌트와 스캇은 록펠러의 엄청난 성장에 위협을 느꼈고, 둘은 담합을 해서 등유 운송비를 올리려고 했다. 하지만 록펠러는 자신이 직접 대규모 송유관을 건설해서, 세계 최초로 파이프를 통한 기름 수송을 했다. 그동안 석유 운송으로 많은 돈을 벌던 대부분의 철도회사의 주식은 순식간에 폭락했다. 록펠러의 송유관 때문에 약 360개의 철도회사가 파산했고, 주식시장은 열흘간 정지되었다. 경제는 악화되었고, 수많은 실직자가 생겼다. 이것이 바로 1873년에 발생한 미국 대공황사태이다. 철도회사가 파산하면서 다른 회사들도 줄줄이 도산했다. 록펠러는 이렇게 파산한 회사들 중 가치가 있다 싶은 회사들을 헐값에 사들였다. 결국 록펠러는 전세계 약 90%의 등유를 통제하고 공급하는 세계 최고의 등유회사가 된다. 이 당시 그의 순자산만 1억 5천만달러였다고 하니, 록펠러는 엄청난 부를 손에 거머쥐게 된 것이다. 스캇은 겨우 회사를 지켰지만, 사업의 다각화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탐 스캇과 그의 제자 앤드류 카네기는 록펠러의 송유관이 없던 지역에서 정유업을 시작하기로 한다. 마침 탐 스캇이 소유한 철도회사가 있는 지역에만 록펠러의 송유관이 없었기 때문에, 이 아이디어는 스캇의 사업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 소식을 들은 록펠러는 스캇쪽 철도로 운송되는 기름을 생산하던 피츠버그 정제소를 폐쇄한다. 록펠러가 피츠버그 정제소를 폐쇄하면서 스캇은 더이상 록펠러의 화물을 수송할 수 없게 되었다. 막대한 피해를 입은 탐 스캇은 정유업 사업에 대한 계획을 접는 것으로 모자라, 수많은 노동자들을 해고해야만 했다. 하지만 해고 노동자들이 불만을 표출하며 스캇의 열차창고에 불을 질렀다. 스캇이 소유하고 있던 약 1200대의 열차가 모두 불에 탔고, 스캇의 회사는 파산했다. 1881년 탐 스캇이 사망하고, 그의 제자였던 카네기는 스승의 복수를 다짐한다.


카네기는 모두가 알고 있듯이 강철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철도산업이 박살나면서 강철사업도 위기를 맞는다. 당시 강철이 주로 쓰이던 곳이 철도였기 때문에, 카네기는 돌파구를 모색해야만 했다. 마침 미국의 경제불황으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모두 뉴욕이나 시카고 등 대도시로 몰리고 있었다. 당연히 수많은 인파들을 수용하기 위해 대도시에는 많은 건물이 들어서야만 했다. 카네기는 건물을 짓기 위한 구조용 강철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카네기의 철강을 이용한 건물들이 뉴욕과 시카고 등 대도시에 들어섰다. 약 10만채가 넘는 빌딩들이 시카고에만 건설되었다. 카네기는 미국 최대의 철강왕이 되었다.  그는 1892년에 카네기 철강회사(Carnegie Steel Company)라는 트러스트를 만들었다. 카네기 철강회사는 미국 철강 생산의 1/4을 담당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의 회사였다. 카네기는 1901년에 카네기 철강회사를 JP모건에게 넘긴다. 결국 카네기는 스승의 복수는 하지 못한 셈이다. 록펠러의 스탠다드오일 트러스트는 카네기가 사업을 JP모건에게 넘길 때 까지 석유업계를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JP모건과 앨버트 H. 게리는 카네기 철강회사와 여러 회사들을 합병해서 US스틸을 설립했다. US스틸은 1902년에 철강업 점유율이 65%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회사였다. 세계 최대의 제철회사가 된 US스틸은 이후 경쟁사 벤들리헴 스틸의 성장으로 점유율이 50%로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제품의 다양화와 사업의 다각화로 미국 최대 기업의 자리를 계속 유지했다. 1960년대에 금융업, 시멘트제조업, 부동산업, 플라스틱 제조업 등의 분야에도 진출했다. 1970년대에 경제가 주춤하자 철강사업 또한 불황이 시작되었다. US 스틸은 이에 구조조정을 실시해 불황 탈출을 모색했다. 1980년대에는 오일회사도 인수해 에너지 사업에도 투자했다. 1980년대 경제불황으로 철강사업의 성장이 주춤하던 때, US 스틸은 에너지사업에서 대규모 흑자를 만들어냈다. 그 외에도 사업의 전신이 되었던 철도운송업을 위한 자회사로 트랜스스타(Transstar Inc)를 소유하고 있다. US스틸은 2000년대에 들어서 에너지사업과 철강업을 완전 분리하고, 철강사업이 집중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US스틸은 아직까지 세계 최대 철강업체로 군림하고 있다. 현재 본사는 미국 피츠버그에 위치해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