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피린은 독일제약회사 바이엘이 제작한 해열, 진통, 항염제이다. 100년이 넘는 전통을 지닌 전세계적인 진통제 아스피린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한다.
아스피린은 1897년 독일에서 처음 개발되었다. 바이엘 연구소에 근무 중이던 '펠릭스 호프만 박사'는 아세틸살리실산을 안정된 약의 형태로 사용 가능하도록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고, 이것이 아스피린의 주요 성분이 되었다. 이후 1978년에는 아세틸살리실산이 혈소판이 뭉치는 것을 막아준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덕분에 아세틸살리실산을 주 성분으로 하는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음이 확실해졌다. 덕분에 아스피린은 아직까지도 전세계인이 가장 많이 찾는 약 중 하나가 되었다.
아세틸살리실산을 안정된 형태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그 역사가 200여년 밖에 되지 않지만, 아스피린의 기원은 고대 이집트부터 찾아볼 수 있다. 고대 이집트인들이 b.c.1500년경에 남긴 자료를 보면 버드나무를 진통제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 또한 버드나무 껍질의 즙을 환자들에게 복용시키면 진통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버드나무의 껍질의 성분 중 '살리실산'이 진통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이었다. 이후 약초 전문가들이 환자들에게 진통제로 버드나무에서 추출한 살리실산을 주면서 살리실산은 통증에 대한 민간요법으로 널리 쓰이게 되었다. 1763년에는 영국의 에드워드 스톤 목사가 발열 환자들에게 버드나무 껍질 추출물을 복용시켜, 해열 및 진통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 1892년 프랑스 약사인 피에르 조세프 르루는 버드나무 껍질에서 살리실산을 결정체로 만들었고, 이 결정체를 이탈리아 화학자인 라파엘 피리아가 살리실산이란 약성분으로 개발했다. 살리실산은 해열과 통증에 대한 효과를 입증받았지만, 워낙에 맛이 고약하고 여러 부작용도 있었다. 그래서 많은 과학자들은 살리실산을 좀 더 쉽게 복용할 수 있도록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다.
결국 1897년 펠릭스 호프만 박사가 이를 성공시켰다. 그는 그의 아버지가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것을 보았다. 아버지가 통증을 줄이기 위해 복용하던 살리실산을 좀 더 편하게 복용할 수 있도록 펠릭스 호프만 박사는 연구에 매진했다. 그는 살리실산을 아세틸화 시켜 아세틸 살리실산으로 만드는 방법을 1897년에 개발했다. 이 약은 기존의 살리실산보다 복용이 용이하고 자극도 덜했다. 펠릭스 박사가 만든 아세틸 살리실산은 그동안 많은 박사들이 연구했던 살리실산 중 가장 순수하고 안정적인 화학물질이었다. 이 약은 '아스피린'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고, 펠릭스 호프만은 기존에 다니고 있던 독일 바이엘 제약연구소의 마케팅 부서로 새로 발령받는다. 그는 아스피린을 홍보하는데 평생을 바쳤다.
펠릭스 박사가 아스피린을 만든 이후, 바이엘 연구소는 1898년부터 본격적으로 아스피린의 제품생산에 들어갔다. 초기의 아스피린은 250g씩 병에 담긴 가루형태의 약이었다. 하지만 다른 경쟁사들이 아스피린의 복제품을 만들었고, 바이엘은 이에 다른 회사와 차별화를 두기로 했다. 그들은 1914년부터 아스피린을 알약의 형태로 개발했다. 덕분에 아스피린은 정제된 알약형태로 생산된 최초의 의약품이 되었다. 알약은 외부가 단단하지만 물에는 쉽게 용해되었고, 일일이 무게를 재야 했던 가루약보다 양을 측정하는데 있어서도 간편했다. 덕분에 아스피린은 더욱 많은 수요를 얻었다. 다양한 통증과 발열 등에 사용이 가능했던 아스피린은 '누구나 쉽게 살 수 있는 인기 통증 완화제'라는 이미지를 얻게 되었다.
아스피린은 1897년 처음 개발된 이후 70년이 넘도록 그 효능이 발휘되는 이유가 밝혀지지 않았다. 효능만 발견되었을 뿐, 효능의 이유는 찾지 못했던 것이다. 아스피린 효능의 비밀을 발견한 사람은 영국의 약리학자인 존 베인 교수였다. 그는 1971년, 아시텔살리실산이 시클로옥시게니아제라는 효소에 작용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시클로옥시게니아제는 체내의 염증을 촉진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시클로옥시게니아제를 아세틸살리실산이 억제하면서 통증이나 발열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 것이었다. 존 베인 교수는 이 연구결과를 통해 1982년 노벨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스피린은 출시 이후 감기약 또는 진통제로 가정에서 가장 많이 복용하는 상비약이 되었다. 하지만 1970년대에 들어서 아스피린의 아세틸살리실산 성분이 혈소판의 응집을 차단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처음엔 이 연구결과가 아스피린의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다. 하지만 혈소판의 응집을 막는 덕분에 오히려 심장병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아스피린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1980년대에 아스피린은 심근경색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얻게 되었다. 이에 바이엘은 1988년, 아스피린을 심슨경색의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는 저용량의 아스피린 프로텍트를 출시했다. 이러한 아스피린의 행보는 신약 개발의 새로운 사례로 남아있다. 아스피린 탄생 100주년이었던 1999년, 중국과 스페인 등의 나라에서 아스피린을 심뇌혈관질환 예방약품으로 허가했다. 그 후 아스피린은 전세계에서 2차 심근경색을 예방하는 표준 치료제로 자리잡았다. 아스피린은 그 뿐만 아니라, 치매와 암에도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아스피린의 발전은 아직 끝이 아닌 것이다.